재상영분배금(Residuals)

미국배우조합(SAG-AFTRA, The Screen Actors Guild and American Federation of Television and Radio Artists)이 지난 5월 2일부터 시작한 미국작가조합(WGA, The Writers Guild of America) 파업에 이어 7월 14일부터 파업에 돌입하였다. 두 조합의 동시 파업은 1960년 이후 63년 만이다. 미국배우조합은 파업에 돌입하기 전에 한 달여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1980년 95일간의 파업이후 가장 길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작가조합이 9월 24일 146일간의 파업을 끝내고 잠정 합의했으므로 미국배우조합도 곧 합의에 도달하리라 생각한다. 이번 파업의 쟁점은 아래 표에 정리된 바와 같고 주요 쟁점은 콘텐츠 유통에 따른 ‘재상영분배금(Residuals)’과 제작과정에 ‘AI의 활용’이다. 이번 호에서는 재상영분배금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배우조합 파업의 주요 쟁점

지난 7월 14일 파업에 돌입한 미국배우조합은 약 16만 명의 배우, 아나운서, 방송 기자, 댄서, DJ, 뉴스 작가, 뉴스 편집자, 프로그램 진행자, 인형극가, 녹음 아티스트, 가수, 스턴트 연기자, 성우 및 기타 미디어 전문가를 대표하는 미국 거대 노동조합이다. 1933년 창립된 영화배우조합인 SAG와 1937년 설립된 TV와 라디오 조합인 AFTRA가 2012년에 통합되었다.¹

미국배우조합의 파업 쟁점을 보면 보면 ‘스트리밍’, ‘SVOD’, ‘재상영분배금’과 같은 낯선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OTT의 콘텐츠가 많아져 배우의 생존권과 관련이 깊어졌다는 이야기다. 미국배우조합은 홈페이지에 이번 파업의 목적을 ‘직업의 생존’이라고 밝히고 있다. 재상영분배금은 출연료외에도 생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OTT 오리지널의 재상영분배금은 지상파 콘텐츠의 50% 수준이며, 미국의 시즌은 22개 전후인데 반해 OTT는 이의 절반이므로 기존 지상파 콘텐츠에 출연했을때보다 재상영분배금이 25%로 축소된다.

재상영분배금의 궤적

재상영분배금이란 미국작가조합의 정의²를 빌려오면 “배우의 저작물을 재사용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상금”이다. 국내의 저작인접권료와 유사한 개념으로 미국배우조합이 영화·TV제작자연맹과 계약을 맺고 배우에게 유통에 따른 수입을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배우가 영상에 출연하고 해당 콘텐츠를 재사용될 경우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OTT에서는 오리지널을 제작하면 기존 배우에게 지급하던 재상영분배금이 달라진다. 방송은 보통 본방송 이후 수 차례 재방송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재상영분배금을 지급하는데, OTT는 재방송이라는 개념이 없다.

배우에 대한 재상영분배금은 미국배우조합과 영화·TV제작자연맹³이 1960년, 영화가 TV에서 상영될 경우 제작자가 배우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합한 데서 시작했다. 1974년에 메이저 지상파의 프라임타임 드라마도 적용되었고, 1980년에 비디오 카세트와 유료TV로 확대되었다.⁴ 2019년부터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확대되었다. 미국배우조합은 넷플릭스와 별도 협상을 통해 넷플릭스에 공급되는 콘텐츠와 오리지널에 대해 재상영분배금을 도입하기로 계약했고, 2020년에 뉴미디어로 확대하였다. OTT의 재상영분배금은 원래 받은 출연료와 OTT 플랫폼에 가입된 회원수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배우들은 2020년 계약에 따라 향후 8년 동안 OTT 재상영분배금으로 7.5억 달러(한화 약 1조 23억 7,500만 원)를 수령할 것으로 추정된다.⁵

배우에게 처음 지급하는 출연료로 상영할 수 있는 조건은 다양하다. 영화는 영구적 극장 상영, 무료 TV는 한 번 방송과 1주일 간의 AVOD, 유료 TV는 1년에 10일,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OTT는 90일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분기별로 다음 산식에 의거 재상영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2021년 OTT 재상영분배금 최저 기준(60분 기준, 달러)

미국 고예산 SVOD 프로그램 가입자 규모(적용일은 7월 1일, 명)

미국 고예산 SVOD 프로그램 연도별 적용 비율

넷플릭스 1시간 기준 드라마를 사례로 보면 2020년 계약에 따라 가입자수는 150%를 적용하고, 적용연도는 첫해 45%, 다음해 40%를 적용하여 계산한다. 1일 출연자는 1,950.18달러(한화 약 260만 원)이고, 일주일 출연자는 7,071.76달러(한화 약 945만 원)이다.⁶

넷플릭스 출연자의 2년간 재상영분배금 계산(달러)

제작사는 매출이 발생할 경우 재상영분배금 해당액을 유보해 놓아야 한다. 급여 지급 회사에서 이를 확인하고, 재상영분배금을 계산하여 미국배우조합의 재무 부서의 확인을 거쳐 수수료를 제외하고 배우에게 수표 또는 통장으로 지급된다.⁷

배우 출연료 기준은 매우 상세하게 되어 있다. 노동 가이드를 참조하면 쉽게 검색할 수 있다.⁸ 조합원은 1년에 두 번, 5월 1일과 11월 1일에 배우 조합에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연회비는 227.42달러(한화 약 30만 원)로 113.71달러(한화 약 15만 원)씩 납부한다. 또한 전년도 소득의 1.575%를 75만 달러(한화 약 10억) 한도로 내야한다.

스칼렛 요한슨은 디즈니가 영화 <블랙 위도우>를 2021년 극장 개봉과 동시 디즈니+에 공개한 데에 대해 출연료 계약 위반이라면 5천만 달러(한화 약 668억 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최종 디즈니와 합의하였다. 여기에도 재상영분배금이 연결된다. OTT에 공개하면 DVD나 유료TV, 케이블TV에서 방송하는 경우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⁹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에 대해 재상영분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국내의 기준으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자체 플랫폼 외에는 더 이상 유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급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글로벌 기업이므로 국내에서도 글로벌 기준을 적용하여 재상영분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관행이 짧은 시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실연자협회의 재상영분배금 지급을 위한 OTT 플랫폼과의 협상이나 영상창작자의 정당한 보상을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등 적극적인 활동이 좋은 결실을 맺어 국내의 영상 창작자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1.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75260
2. WGA(2020). A History of WGA Contract Negotiations and Gains. https://www.wga.org/the-guild/about-us/history/a-history-of-wga-contract-negotiations-and-gains
3. AMPTP는 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의 약자로 350개 이상의 미국 텔레비전 및 영화 제작사 연합으로 미국배우조합(SAG-AFTRA), 미국감독조합(DGA), 미국작가조합(WGA) 등과 단체 교섭을 한다.
4. https://www.sagaftra.org/membership-benefits/residuals/history-residuals
5. https://www.backstage.com/magazine/article/hollywood-unions-streaming-service-pay-74135/
6. https://www.wrapbook.com/blog/sag-aftra-residual-pay
7. https://www.sagaftra.org/contracts-industry-resources/financial-assurances/residuals-reserves
8. https://laborguide.mediaservices.com/labor-guide/sag-aftra/
9. https://prospect.org/culture/the-implications-of-scarlett-johansson-marvel-lawsuit/
photo © https://edition.cnn.com/2023/09/02/business/sag-aftra-strike-strike-video-games/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