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위드 코브프라

‘슛’ 속의 캐릭터와
‘컷’ 후의 연기자를 담는다

메이킹 필름 제작자 장원진

 INTERVIEWER 배우 차영남  
경계선 없이 확장되는 영상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팬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 영상 중에 본편만큼이나 팬들의 시선이 머무는 분야가 있다. 타이틀만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촬영 비하인드’를 담는, 메이킹 필름 영상이다.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연기자들의 소탈하고 재미있는 모습과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촬영한 이 영상들은 드라마만큼이나 조회수가 폭발적이다. ‘슛’ 속의 캐릭터와 ‘컷’ 후의 연기자의 모습이 담긴, 매력적인 영상을 만드는 장원진 메이킹 필름 제작자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장원진 제작자님과 하시는 일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드라마 메이킹 필름 제작자 장원진입니다.
메이킹 필름 제작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드라마 촬영 현장의 생생한 모습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내는 작업입니다. 깔끔하게 편집을 마친 본방송과는 달리 촬영 당시 연기자의 애드리브, NG 등을 포함해 연기자 사이의 호흡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기록합니다. 재미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모습도 많이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메이킹 필름 촬영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예능과 음악방송 프로그램의 카메라 팀 보조로 현장 경험을 시작했습니다. 방송 특성상 주로 팀 단위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는데, 저는 그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조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작업할 수 있는 촬영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드라마 메이킹 필름 제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원진 제작자님의 작업 과정을 조금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나요? 최근 참여하신 작업도 궁금합니다.

크게는 기획과 현장 촬영 그리고 정리 작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드라마 대본을 꼼꼼히 보면서 등장 캐릭터 검토와 함께 촬영 장면들을 선별합니다. 하나의 영상에 담길 메인 장면과 서브 장면을 분류하죠. 촬영 기획은 보통 작품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서 각 캐릭터의 특징과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메이킹 필름 촬영은 드라마 본 촬영과 더불어 리허설 과정도 모두 포함합니다. 리허설과 본 촬영의 감독 디렉팅 장면을 비롯해 현장 안팎에서 볼 수 있는 배우들의 대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연기자들의 인터뷰도 포함되는데요, 별도의 세팅을 한 후 진행하는 인터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실제 촬영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촬영 파일을 영상 편집자들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장면별로 내용을 기입하고 정리해두면 제 업무는 마무리됩니다.
최근에 참여한 작품은 KBS <멀리서 보면 푸른 봄>, tvN <슈룹>, SBS <사내맞선>, JTBC <기상청 사람들>, <나쁜엄마>, ENA <굿잡>, <보라데보라>, <신병1>, IHQ <스폰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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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나쁜엄마>, tvN<슈룹> 메이킹 영상 캡쳐 / 사진출처. JTBC, tvN 홈페이지



촬영 중에 이뤄지는 연기자와의 인터뷰는 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촬영 중 연기자들은 작품에 몰입한 상태인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사실 메이킹 필름은 촬영이 끝난 직후의 배우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하지만 촬영 후 다음 촬영을 위해 많은 제작진이 분주하게 움직여야만 해서 촬영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기자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는 것보다 긴박하게 움직이는 촬영 현장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는 편입니다.
좋은 메이킹 필름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어떤가요?
메이킹 필름은 무엇보다 연기자들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제작자가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가끔 연기자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가서 브이로그처럼 촬영하는 경우도 있고, 카메라를 비추기만 해도 다양한 반응을 해주는 연기자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촬영 분위기도 좋고 시청자들이 좋아할 양질의 콘텐츠를 촬영할 수 있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는 연기자가 많은 현장과 환경일수록 좋은 메이킹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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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룹> 촬영 현장. 배우 박하준과 함께 촬영된 메이킹 영상을 보고있다.




요즘엔 유튜브나 다양한 SNS 플랫폼의 쇼츠, 릴스 등으로 메이킹 영상이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제작 분량이나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유튜브 이전 드라마들은 보통 일주일에 2~3분가량으로 한편의 메이킹 영상이 제작되었다면, 요즘은 일주일에 5~7분가량의 영상을 두 개 혹은 많게는 네 개까지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조회수 차이도 크죠. 촬영 내용도 예전에는 주로 본 방송 중심이었다고 하면, 요즘은 연기자들 간의 연기 호흡과 에피소드, 혹은 연기자와 스태프들 사이의 에피소드가 많아서 시청자들이 더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습니다.
메이킹 필름에 담기는 연기자를 대할 때 어떤 마음인가요?
‘슛’과 ‘컷’ 사이의 모든 순간을 카메라로 기록하다 보면 연기자의 컨디션을 쉽게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지치거나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메이킹 영상 제작을 위해 직접 와 주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서 혹은 촬영 분량이 많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해주시기도 해요. 제작자로서는 카메라를 통해 그런 상황조차 공유해 주는 연기자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한 마음입니다.
최근 ENA <보라, 데보라>에 이어 <신병2>를 촬영하고 계십니다. 무더운 날이 많은데 어떠세요?
구름 한 점 없는 햇볕 아래에서의 촬영을 누구나 힘들지만 막상 현장이라는 무대에 서면 연기자, 스태프 누구 할 것 없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함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촬영장에 있는 스낵바의 맛있는 음식도 큰 도움이 되죠.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웃으며 촬영하고 있어 저 또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메이킹 필름 촬영에 관심이 있다면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아무래도 처음 시작은 프리랜서보다는 회사에 소속되는 편이 좋습니다.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신뢰를 얻는 게 우선이죠. 제작부나 연출부 스태프와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주어질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메이킹 필름 촬영은 스틸 사진가와의 협력도 중요해서 스틸 사진가로부터 작업 제안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점은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제작물의 퀄리티겠죠.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맡은 분야에서 꾸준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새로운 작품의 기회는 늘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메이킹 영상 작업은 연기자들의 리액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활기찬 현장 분위기와 연기자들의 다양하고 적극적인 리액션을 많이 담고 충분한 분량으로 완성했을 때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또 편집된 메이킹 필름을 연기자들이 즐겁게 보고 공감해 주면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앞으로 장원진 제작자님의 메이킹 필름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까요?
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나중에는 제 이름을 걸고 작업도 하고 회사도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촬영 분야에 있는 많은 분의 꿈이기도 하지만 저도 멋진 촬영 스튜디오를 늘 꿈꾸고 있습니다.